'신천지' 사라진 토론회…민주당 확전 자제령?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을 놓고 격돌 중인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 후보가 첫 번째 방송 토론회에서 세간의 이목이 쏠렸던 '신천지 개입설'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당초 김민석 후보가 제기한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 입당 의혹은 경선 판도를 흔들 메가톤급 변수로 꼽혔으나, 실제 토론장에서는 검찰개혁과 부동산 대책 등 정책 현안에 화력이 집중됐다. 이는 전당대회 과열 양상이 당 전체의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는 후보들 간의 암묵적인 합의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이번 침묵의 배경에는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의 발 빠른 중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직무대행은 전당대회 이후 당 차원의 철저한 조사와 발본색원을 약속하며 후보들이 경선 과정에서 이 문제를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자칫 종교 세력 개입 논란이 외부의 정치적 공격 빌미가 되어 야권 전체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당 지도부가 엄중하게 받아들인 셈이다.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김민석 후보 역시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하며 확전을 자제했다. 김 후보는 신천지 개입에 대한 경고가 해당 행위라는 비판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면서도, 당의 안정과 전당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수사 협조와 자율 정리 기간 부여라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당 지도부가 자신의 제안을 수용하는 형식을 취하자 토론회에서는 더 이상의 공세를 이어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송영길 후보 또한 신천지 논쟁이 후보 간 상호 비방의 소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힘을 보탰다. 송 후보는 특정 종교의 정치 개입을 규탄하는 데 모든 후보가 뜻을 모아야 한다는 원칙론을 내세워 논란의 초점을 개인 간의 싸움에서 당의 시스템 정비 문제로 전환했다. 이러한 후보들의 태도 변화는 당내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경계하는 당원들의 정서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당 내부에서도 전당대회 기간 내내 신천지 이슈가 모든 정책 의제를 덮어버리는 상황에 대해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실체가 불분명한 의혹을 두고 말싸움을 벌이는 것이 경선 실효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전했다. 특히 특정 후보를 둘러싼 기존의 비판 지점들이 신천지 논란에 가려지는 현상에 대해 캠프 측에서도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당내 원로들은 이번 토론회에서 민감한 종교 문제를 배제한 것을 두고 후보들이 당의 미래를 염려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지도부는 전당대회가 끝나는 대로 행정안전부 및 선거관리위원회와 협력하여 투명한 입당 시스템 마련을 위한 제도 개선에 착수할 계획이다. 현재 합동수사본부가 관련 의혹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 중인 만큼 당분간 이 문제는 수사 결과와 당의 공식 조사 절차를 지켜보는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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