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열매 최연소 기부자 "유산은 내 돈 아냐"
경기도에 거주하는 30대 초반 여성 A 씨가 자신의 사망보험금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정하며 나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A 씨는 최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유산기부자 모임인 ‘레거시 클럽’에 역대 최연소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알리지 않고 홀로 내린 이번 결정은 유산이란 반드시 사후에 남겨진 가족만을 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A 씨가 유산기부를 결심한 배경에는 스스로 삶을 일궈온 자수성가형 성장 과정이 자리 잡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등록금과 생활비를 직접 마련해온 그는 현장에서 만난 소외계층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했다. 특히 질병과 빈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이들을 지켜보며, 언젠가 자신이 가진 자원이 그들에게 실질적인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오랫동안 품어왔다.

기부의 결정적인 계기는 최근 앞두고 있던 큰 수술이었다.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을 앞두게 되자 A 씨는 20대부터 막연하게 생각만 해왔던 유산기부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사용할 수 없는 돈인 사망보험금이 가장 절실한 사람들에게 쓰이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수술 전 모든 행정적 절차를 마친 뒤에야 비로소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번 사례는 유산기부가 고액 자산가들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 씨는 보험금을 기부 대상으로 선택함으로써 당장 큰 현금이 없더라도 누구나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비록 보험사와 기부처 사이의 행정적 절차가 생소해 시간이 다소 소요되기도 했지만, 평범한 직장인도 충분히 접근 가능한 기부 방식임을 몸소 입증하며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사랑의열매 측은 최근 A 씨와 같은 젊은 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유산기부에 대한 문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유산기부의 개념 자체를 묻는 상담이 많았으나, 이제는 구체적인 법적 절차와 자산 배분 방법을 묻는 실무적인 상담이 주를 이룬다. 이는 본인의 의사가 명확할 때 사후 자산의 용처를 스스로 결정하려는 '자기 결정권' 중심의 문화가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레거시 클럽에는 A 씨를 포함해 총 62명이 가입되어 있으며, 기부금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환자나 열정을 가진 청년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A 씨는 자신의 사례가 알려져 더 많은 사람이 유산기부라는 선택지를 인지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기회일 수 있다는 믿음 아래 시작된 30대의 용기 있는 행보는 기부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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